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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이야기/차

미국 면허는 오토와 스틱의 구분이 없다?

한국의 운전면허는 오토와 스틱으로 나뉠 수 있다


게다가 좀 큰 차 같은 경우는 기어가 오토라고 하더라도


1종 면허가 있어야 운전이 가능하다


이런 부분은 대한민국에서 당연 상식적인 부분이고


때문에 면허 시험을 볼 때 면허 종류 즉, 차종을 선택해서 시험 볼 수 있다


2종 보통의 경우는 승용차로 시험이 진행되지만


1종의 경우는 트럭으로 면허 시험이 진행된다




앞선 '뉴저지 운전면허 1편'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운전면허를 상당히 급하게 땄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직전에 미리 면허를 따서 가면


실기 시험 없이 필기만으로 바로 면허 발급이 가능하다고 하기에


한국에서 어쨌든 따서 가는게 이득이라 생각했기 때문




이래저래 거창한 배움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한큐로 시험에 합격해버렸다 그것도 나만의 힘으로


학원 등록비 전혀 쓰지 않고 연수같은거 받지 않고


오직 나 혼자만의 힘과 인터넷 강의로 현장 시뮬레이션으로


단 3일만에 시험 비만 딱 딱 내고 합격을 해버렸다


내가봐도 미쳤던 것 같지만 합격이라는게 참 신기했고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던 날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딴 면허는 당연 2종 보통 (오토) 였으며


면허를 따던 날을 제외하고 운전을 한번도 해본적 없는 내가


미국에 와서 매일매일 100마일 (160키로) 이상을 운전하고 있으니




아무튼 미국에 와서 몇달 생활하다보니 대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뉴저지 면허를 발급 받는 과정에서 전혀 차종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다는 것


1종인지 2종인지, 영어로는 오토인지 메뉴얼(스틱)인지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딱히 미치도록 궁금한 정도는 아니라 그냥 저냥 넘어갔는데


최근 드디어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에서 실기 시험을 볼 때는 본인이 차를 직접 갖고가야된다고 한다


펄밋 라이센스를 먼저 발급받고 충분한 연수를 받은 후에


정식 시험을 보는 시스템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본인이 시험보는 차를 갖고가는 차가 메뉴얼(스틱) 이면 메뉴얼로 보는 거고


오토면 오토로 보는 것


게다가, 뉴저지 운전면허 내용에는


오토, 메뉴얼 따로 구분이 없다는 것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었을 때 뭐 이런 허술한 나라가 있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리 요즘 메뉴얼 차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또 가만히 생각해보니 안될건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미국에서 (다른 주들은 정확히 모르지만) 약간의 음주운전은 괜찮다고 한다


왜? 친구들과 술한잔 하더라도 집에 오고 갈 때는 무조건 차를 운전해야하기 때문에


어딜 가더라도 반드시 차와 함께 가야하기 때문에 걸리지 않을 정도의


음주 운전은 어느정도 봐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것 또한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미친 나라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까, 정말 차가 없으면 어디도 갈 수가 없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 나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살짝 들기는 하더라




한국 처럼 특정 구간에서 잡아놓고 음주단속을 하는 일은


절대 없을 뿐더러, 그냥 잡히면 걸리는식의 음주단속이랄까


허술하지만,,, 그 허술함 속에서 나름대로 적응해 살아가는 미국인들이랄까


참 알다가도 모를 나라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오토와 스틱의 구분이 없는 이 나라에서


정식 면허가 있는 사람은 본인이 상관없다면


몰 수 있는 차를 그냥 몰아도 된다는 의미였다




나는 지난 1년간 직장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운전을 해왔지만


모두 승용차나 SUV정도였고 큰 밴은 몰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럽게 15인승 밴을 몰아야할 상황이 생겼다


사람을 가득 태운상태로 말이다


차가 굉장히 컸다 일반 스타렉스와 같은 12인승보다도 컸고


비쥬얼부터가 딱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들어보니 면허만 있으면 운전을 해도 상관 없고


우리의 목적지 또한 어려운 길이 아니라 걱정할 것은 없다고 하더라






그렇게 밴을 운전하게 되었을 때 솔직한 내 심정은


막 걱정되기보단 좀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재미있을것 같단 생각으로 긴장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난 1년간 하루 3시간씩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사고현장도 정말 많이 보았고 운전 중 실시간 사고도 많이 보았고 사람 다친것도 보았고


경찰차들의 단속 현장이나 그 외 특이한 부분을 많이 겪었으며


로드킬(운전을 하다가 지나가는 동물을 들이받아 죽이는 것)까지 해본 나는


정말 운전은 아무리 잘해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내가 잘한다고 지켜지는 안전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기에


15인승의 큰 밴 운전이 부담이 되었지만


뭐 할 수 밖에 없었고 크게 걱정할만한 조건은 아니었다




다만 걱정되는건 그렇게 큰 차는 운전이 처음이라는 사실과


정말 미국에서 1종과 2종 면허의 구분이 없나? 라는 아직 남아있는 의심의 여지였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 받고 운전석에 올랐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이라 다 당황스러웠다






그 당시, 함께 타고있던 승객들에게는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서


밴 처음 운전한다고 이야기 하지도 않았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면서


별다른 티를 내지 않으면서


얼른 필요한 기능들을 익히고 확인해보았다



미국 밴들은 특이하게 기어가 핸들 뒷편에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다


손으로 잡고 래버 당기듯이 기어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운전하게된 밴 역시 마찬가지었다


기어를 넣는 것 자체가 어색했지만 뭐 이부분은 일단 오케이


나는 분명 오토라고 해서 운전석에 앉았는데


밟는 페달이 3개인 것을 보고 뭐야 클러치야?! 했지만


맨 왼쪽 페달이 사이드브레이크라는 말에 일단 오케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등 버튼이 어디있는지 찾아보았지만


전혀 보이지 않다가 핸들 뒷편의 위쪽에 아주 작은 네모버튼을 발견하고


뭐이렇게 이상한 위치에 이상한 모양으로 달려있냐 생각하며 일단 오케이


이따 밤에 돌아올 때도 운전을 해야되기에 헤드라이트가 어디있나 찾아보지만


라이트를 키려고 하니 와이퍼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얼른 제자리


운전석의 문 손잡이 앞쪽에 라이트 버튼이 에어컨처럼 달려있는 것을 보고


와 특이한 곳에 특이한 모양으로 달려있네 생각했지만 일단 오케이





이렇게 당황하다가 찾고 당황하다가 안심하는 내 속 심정을 감춘채


1분안에 이런것들을 재빨리 체크를 했다




차를 몰고 출발하려 하는데 확실히 거대한 덩치가 부담이 되었다


근데 생각과 걱정했던 것과 달리, 사이드 미러 백미러가


큰 차에 맞게 잘 셋팅이 되어있었다


즉,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시야 확보가 아주 잘 되어있었고


큰 덩치를 계산에서 턴을 하고 주차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내가 남자라 그런지 뭐 감각이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어려움없이 아주 잘 다녀왔고 주차 또한 걱정했는데


걱정했던게 무안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한큐로 딱딱 완벽한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밥먹고 뭐먹고 멈춘 곳이 많아서


차를 세울일이 많았는데 뭐 처음 밴에 오를 때 걱정은


금방 사라지고 주차 또한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당연히, 운전을 할때는 긴장 하면서 안전운전 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좋은 경험 뿐만 아니라 이젠 아쉽기까지 하다


매번 승용차로 낮은 시야로 운전을 하다가


높은 시야로 한눈에 들어오는 차로 운전을 하니까


정말 그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편했다


시야확보가 너무 잘되었고 나중에 밴에서 내려서


내 차로 돌아오니까 오히려 아쉬웠다


사람들이  SUV나 밴이 운전하기 더 편하다고 하는 것


어렴풋이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실제로 느껴보니


와 정말 편하더라







중간에 기름도 떨어져서 기름을 넣는데 주유구를 넣는 스위치가 보이지 않더라


그런데 주유소 직원이 이미 기름 넣고 있는 것을 보고 뭐야 열려있었나


다행이라고 해야되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이 밴만 그런지 다른 밴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유구를 그냥 수동으로 여는 거라고.. 하더라 




참 신기하면서도 좋은 경험이지만 좀 어색한 '밴'의 기능버튼들이다





그 큰 차에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운전한다는게 부담이 되었지만


차 자체가 거의 새 차이기도 했고 사람 많고 짐 많았는데 굉장히 잘 나갔으며


날씨도 좋았고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잘 다녀온 것 같다




왕복 3시간정도의 거리였는데 아무튼 재미있게 잘 놀다왔고


며칠이 지난 지금 아무리 생각해봐도


면허 종류의 구분이 없다는건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같다


물론 한국이 좀 더 운전하기 까다롭고 차도 많고 빡세긴 하지만





P.S 나는 뉴저지 주 면허의 이야기를 한 것, 다른 주들은 혹시나 면허의 구분이 있을지 모른다


미국의 다른 주들 면허 구분은 나에게 확실하지 않고 모르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