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이후 겪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한동안 포스팅 하지 않았다
그 만큼 어느정도 적응도 했으며 나름 바쁜 삶을 살고있었다는 이야기
한창 블로그에 미국생활과 관련한 일들을 포스팅 할 때는 정말
크고 작은 일들 힘들고 기쁜 일들 너무 많은 감정들을 느끼며 글을 썼는데
어느덧 이젠 그러려니 하며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듯 하다
예전에 올렸던 몇가지의 시리즈 중 미국에서 과속 단속과 관련한 글을 두개정도 포스팅했었는데
직장과 관련해서 내가 운전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고 실제로 경찰을 겪어보며
느꼈던 부분들 경험하게 된 것들을 정리해 올린 글들이 있다
그 후로 약 1년 반 정도가 지난 지금
여전히 나는 하루에 100마일 이상을 운전하고 있었고
새차를 산지 1년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 차의 마일리지는 어느덧 4만5천마일을 넘어가고 있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 한 대로 나는 너무나 많은 도로상황을 겪고
나름대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숨어있는 경찰을 피하거나
혹은 위장 경찰차를 빠르게 구분하는 방법들로 지금까지
무탈하게 운전을 잘 해왔고 딱히 미친듯이 과속을 하지도 않기 때문에
4만 5천마일을 달리는 동안 단 한번도 경찰에게 잡힌적은 없었다
(새 차를 뽑자 마자 바로 다음날인가 잡혔던 적은 있다 예전에 포스팅했었다)
그런데, 지난 주 경찰에게 과속으로 잡히게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잡힐 수 밖에 없는 너무나 완벽한 조건이었다
주위 차들이 많았지만 내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고
고속도로에서 경찰이 보이지 않는 사각 지대에 숨어있다가
과속하는 차는 잡힐수 밖에 없는 완벽한 구간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과속을 잡히고 나서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그럴수 밖에 없었다 라는
자기 합리화(?) 혹은 변명을 늘어놓는 경향이 있다
딱히 그런 사람들을 비난하는건 절대 아니고
나 역시 과속에 잡히고 나서 나 스스로를 합리화 했기 때문에
일단 '과속'을 했다는 사실이 팩트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굳이 상황 설명을 좀 하자면 !! (ㅋㅋ억울하니까ㅠㅠ)
평소 매일매일 출근길로 이용하는 고속도로에서 72마일로 달리고 있었다
65마일 제한히지만 나는 주로 5~7마일 정도는 넘게 밟는 편이고
주변 차들과 맞춰 달리거나 2차선에서 느리게 달리는 편이다
2차선 도로에서 달리고 있었고 앞에 큰 트럭 한대가 느리게 가고 있었다
70마일 정도로 달리다가 1차선에 차가 없는 것을 확인 하고
추월선인 1차선으로 차선 변경한 후 75마일 정도로 속도를 올려서
트럭을 추월하고 다시 2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했다
여기까지는 뭐 아무런 문제 없고 대부분 트럭은 피하거나 추월해서
고속도로 운전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약 1,2마일정도를 더 달려가던 도중
내가 2차선에서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빠르게 달려와
내 뒤에 붙어서 나를 밀어붙이는 차량이 한대 나타났다
나는 2차선에서 달리고 있던 지라 답답하면 당신이 1차선으로 추월하면 될터인데
문제는 1차선에서 작은 트럭 한대가 나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던 것
그렇게 뒷차는 답답했는지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나는 그런 뒷차가 신경쓰이는데 옆에 1차선 트럭도 거슬리고
추월선에서 왜 그렇게 느릿느릿 운전을 하는지
그럴거면 2차선으로 들어와서 좀 비켜주면 좋으련만
아무튼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었지만 계속해서 2차선으로 달리던 내가
이런 답답한 상황이 약 2,3마일정도 계속 이어지자
내 뒷차의 뒤로 계속해서 차들이 밀리는게 느껴지자
좀 밟아서 비켜줘야 겠다 라고 생각을 했다
추월선에 있는 그 트럭운전자가 밟지도 않고
1차선 길막하면서 한참을 운전을 하니까
나라도 좀 밟아서 비켜주려던 순간
그렇다 여러분들의 예상대로 경찰을 딱 그 순간 마주치게 되었고
그 타이밍에 주위에있던 그 트럭과 내 뒷 차량과 또 그 뒤로
쭉 답답함을 표현하던 모든 차량들 중에 내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잡힐 수 밖에 없는 너무나 완벽한 조건이었고
경찰차를 발견했을 때 나의 속력은 82마일이었다
반사적으로 경찰차를 보자마자 브레이크를 밟았다
주변에 있던 모든 차량들 역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미 늦었다
사이드미러로 뒤를 보는데 바로 돌아서 차선을 타는 경찰차가 보였다
주변 차들 모두 60마일정도로 속력을 낮추고 2차선으로 비켜주는 모습이 보였고
제일 앞에 있던 나 역시 65마일로 속력을 낮췄지만
이미 난 알고 있었다 "이건 무조건 나네 XXX "
욕이 나왔고 무조건 날 잡으러 올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딱 내 뒤로 들어와서 경광등을 울리는 경찰
고속도로에서 갓길로 차를 대고 비상등을 켠 후
경찰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뭐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완벽하게 내가 잡히는 모양새였다
경찰한테 상황설명할 이유도 없었기에
그냥 앉아서 내가 몇마일 과속했다 벌금을 따져보고 있었다
다가온 경찰은 나이가 지긋한 백인 경찰이었고
조수석 쪽 창문으로 다가와서 인사를 한 후
상황 설명을 하며 82마일을 달리고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운전 면허증과 차량 보험증 그리고 등록증을 요구해서
문제 없이 보여주었고 (차 안에 갖고 있어야할 필수 3가지 요소이다)
등록증과 면허증 그리고 보험증을 확인한 뒤 나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여기서부터 판단을 잘 해야 한다
난 잡히자마자 잔머리를 좀 굴리기 시작했는데
지난번 새 차를 사자마자 경찰에게 잡혔을 때
과속 속도를 좀 봐줬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이번에도 최소한 과속 속도만이라도 좀 봐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경찰이 봐주는 마음을 좀 먹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리고 신중하게 경찰이 물어보는 이야기에 대답을 했다
1. 너 82마일로 달리고 있었던거 알고 있었냐?
알고 있다고 했다
보통 모르고 있었다고 해야 봐주지 않을까 생각을 하지만
나 같은 경우 상황이 좀 달랐던게 내 차에는
내가 일하는 병원의 로고 와핑이 되어있다
즉, 내 차에 온통 우리 병원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풀커버로 와핑이 되어있는
차량 마케팅을 위한 홍보를 내 차로 하고있었기에
병원으로 가는 중이었다는 사실을 경찰 역시 모를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정말로 출근을 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내가 입고있던 옷은 완벽한 병원 복장이었다
내 이름과 회사 로고가 새겨진 상의 스크럽 (병원복) 과
같은 색상의 하의 까지 완벽하게 병원 근무자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즉, 과속을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 것 보다 알고 있었고 병원을 가는 중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나름의 잔머리를 굴린 후 내린 나의 결론이었다
2. 너 그럼 지금 어디로 가는중이냐?
당연히 병원을 가고 있다고 했고
구체적인 지역 명과 구체적인 오피스 이름을 이야기 했다
또한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는 지금 다른 지역에 있는
우리 오피스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이라는 이야기 까지 했다
3. (경찰이 차량을 살짝 훑어보며) 너 어디서 일하냐?
난 000 이라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고
우리 병원은 이러이러한 통증 전문이며 이런 치료를 주로 하고 있다
우리 병원 오피스는 약 몇개 정도가 있고 그중 나는 아까 말했던 것 처럼
이곳에서 이곳으로 이동중이었다
4. 일단 알겠다 잠깐 널 조회보고 오겠다 기다려 줄 수 있느냐?
당연히 기다릴 수 있다
이런 대화를 나누었고 블로그이기 때문에 요약한 내용들이지만
나름 경찰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이야기를 길게 했다
지난번 새 차를 사자마자 과속에 잡혔을 때는 난 일부로 영어를 못하는 척 했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상황이 달랐고
내가 입고있는 병원 복과 내 차에 그려진 병원 로고 덕분에
상황을 좀 더 신빙성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거짓말을 한건 절대 아니다
모두가 팩트였다
나는 경찰과 대화를 마친 후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경찰이 조금 봐줄 것 같구나' 라는 생각
대화를 하며 경찰관이 최소 내가 과속한 속도를 그대로 티켓 주지는 않겠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고 아마 제일 적은 속도로 봐주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 뒤 경찰이 돌아와서 나에게 하는 이야기는 놀라웠다
" 너에게 아무런 벌점이 없는 티켓을 주겠다 "
경찰관은 나에게 번호판 위반 이라는 티켓을 주었고
이 티켓을 나에게 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너의 기록을 조회해 보았는데 지금까지 과속 기록이나
벌점 기록이 한개도 없기 때문에 이번 한번은 내가 봐주려고 한다
지금 너가 받는 이 티켓은 벌점이 따로 없고 보험료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벌금 54불정도를 내면 되는 것이고 대신 다음번에도 과속으로 잡히게 된다면
그 땐 내가 봐주지 않겠다 라고 카리스마 있게 이야기를 했다
번호판 위반 사항이 있었을리가 당연히 없다
나에게 몇백불의 벌금과 어마어마한 보험료 인상
그리고 벌점까지 부과되는 과속 티켓을 주는 대신에
벌금 54불 내고 끝낼 수 있는 벌점도 없는
번호판 위반 사항의 티켓을 주면서 봐준 것이다
나에게 상황을 설명하던 경찰이 중간에 나에게 물었다
" 무슨 소리 하는지 이해하고 있지 ? "
나는 다 이해하고 있었지만 정중히 다시한번 부탁했다
" 한번만 다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
경찰관은 다시 한번 찬찬히 설명을 해 주었고
이미 다 이해하고 있던 나는 표정 관리가 안될 뻔 했으나
절대 웃지 않고 진지한 표정으로 관리를 하며
경찰관에게 알겠다고 고맙다고 이야기 한 뒤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경찰관이 자기 차로 돌아갈 때 까지 절대 웃지 않았고
진지하며 근엄하게 앉아있었다
물론 속으로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지만
경찰이 자기 차로 돌아간 후 먼저 고속도로를 다시 타고
바로 앞에 있던 EXIT로 빠져나가는 걸 본 후에
나도 다시 기어를 넣고 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길을 출발했다
경찰과 완벽하게 멀어졌다고 판단이 될 때 즈음
그제서야 얼굴에 실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주 바보처럼 해맑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너무 고맙고 너무 기뻤고 기분이 좋았다
보험료 인상이 가장 무서운 부분이었는데
벌점이 없는 티켓으로 봐주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고 감동이었다
그날의 출근길은 경찰에게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분 좋았던 출근길이 되었다
아 물론 과속은 당연히 조심할것이다
원래 과속하지 않는 습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잡힌 것은 사실 좀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핑계 대지 않기로 하고 무조건 과속은 안하기로
글을 정리하며 다시한번 정리해보려 한다
<미국에서 과속 잡히기 좋은 조건>
1. 제한 속도보다 15마일 이상 빠르게 달리는 경우
- 이 내용은 지난 포스팅에서도 이미 설명한 바 있다
- 이번에 나도 이 부분을 깜빡하고 잡힌 것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 구체적인 내용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
2. 주변 차량들 중 본인이 가장 빠르게 운전을 하고 있을 경우
- 만약 제한속도보다 15마일까진 아니고 10마일정도만 과속을 하더라도
- 주변 차량들보다 본인이 가장 빠르게 달리고 있다면
- 숨어있던 경찰이 있을 경우 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사각지대를 예측하고 주의하라
- 고속도로에는 유턴이 불가능하지만 유턴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공간이 있다
- 그런 공간들에서 '대기'하고 있는 경찰차들은 정말 조심해야한다
- 사각 지대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사각지대를 예측하고 조심해야 한다
4. 뒤에서 달려오는 경찰차와 대기하고 있는 경찰차
- 뒤에서 달려오며 과속을 단속하는 경찰차는 암행 경찰차일 가능성이 높다
- 암행 경찰차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이전 포스팅을 참조하면 되겠다
<경찰이 과속을 봐줄 가능성이 높은 경우>
1. 벌점이 하나도 없고 기록이 깨끗한 경우
- 새 차를 사고 나서 과속에 잡혔을 때 변호사를 사서 벌점 지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그 당시 벌점 지우느라 들어갔던 돈을 생각하면 진짜 토가 나오지만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2. 이머전시 상황이 어느정도 인정되는 경우
- 의사 혹은 환자가 타고 있는 경우 경찰의 배려, 오히려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 실제로 지인중 한분이 차에 피가 많이 흐르는 아이 환자를 데리고 미친듯이 병원으로 달려가던 도중
- 경찰을 만나 잡혔는데 상황을 보고 운전자가 나는 의시라고 이야기 하자 마자
- 경찰이 병원까지 함께 동행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3. 융통성 있는 경찰관을 만나는 경우
- 어느정도 나이가 있고 경험이 많은 경찰관에게 잡히는 경우
- 상황에 따라 과속 속도를 좀 조정해주거나 봐주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많은 듯 하다
나의 경험에서 나오는 주관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도록 하자 어쨌든 제일 좋은 것은
가능하다면 과속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운전하면서 주변 차량들 때문에
그렇게 준법 운전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대부분이니
방어 운전 융통성 있는 운전을 하며 조심하도록 하자
근데 나 솔직히 진짜 맨날 안전운전 준법운전 하는데
이번에 잡힌건 솔직히 좀 당황스럽긴 하더라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아무튼 정말 감사하게도
벌금 54불과 포인트 없이 넘어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
'미국 이민 이야기 > 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면허는 오토와 스틱의 구분이 없다? (0) | 2016.07.20 |
---|---|
뉴저지 운전 면허 갱신하기 (1) | 2016.07.11 |
미국 뉴저지 운전면허 (필기시험자료제공) -1:국제면허증으로 필기시험만 보면 (12) | 2016.06.30 |
미국 과속 티켓 받았을 때, 단속 피하는 요령 -3:법원 이야기 (0) | 2016.06.29 |
미국 과속 티켓 받았을 때, 단속 피하는 요령 -2:경찰차, 위장 경찰차 (0) | 2016.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