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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이야기/미국 생활

미국에서 형광등 스스로 설치하기, 어렵지 않다!

미국은 어둑어둑 하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형광등이 없다


아니, 불빛이 방에 없다


그냥 방만 덩그러니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처음 이민온 이민자들은 첫날 밤 당황하기 마련


우리 또한 그랬고 쉽게 적응되지 않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는, 미국사람들은 형광등을 찾는 일이 드물다


밝은 빛을 딱히 찾으려 하지 않고 신경쓰지 않는 스타일이랄까


이것에 관련해서 미국인들의 파란 눈동자가 빛을 많이 받으면 더 피곤하다 등등


루머인지 뭔지 모를 근거없는 이야기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아무튼 어딜가나 달려있는 형광등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밝은 것이 좋다


방도 불 스위치를 탁 올림과 동시에 환하게 들어오는 형광등 하나는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고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모든 한국인이 그렇다는건 절대 아님)



미국에 오고나서 급한대로 구매한 스탠드로 밤에 생활을 했는데


노란 불빛이 은은한게 처음에는 참 매력작이라고 생각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시점에서도 아휴 어둡다 어두워 라고 느낄 때가 있으니


내 눈은 적응을 거부하는 듯 하다




아무리 스탠드 여러개를 사용해보아도


뭔가 부족한건 어쩔 수 없고 노란 빛을 하얀 빛으로 바꿔 달아보아도


마찬가지 답답한 어둑어둑함이 남아있다






그래서 ! 몇 주간 고민하고 몇 달간 생각만하다가 큰 마음을 먹고


홈 디팟 (Home Depot) 에 가서 형광등 큰 것을 두개 사왔다


내방 하나와 안방 하나 설치하기 위하여





LED 제품이었고 전반적으로 형광등의 느낌이었지만 살짝 노란 빛이 섞여있는 듯한


하지만 어쨌든 밝은 하얀 빛을 만들어주는 친구였다


(홈디팟에 가서 실제로 제품들을 다 비교해보고 선택했다)


역시 전등은 실제로 켜보고 밝기 비교를 해보고 색 비교를 해봐야 원하는 걸 구매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설치를 하기 위하여 포장을 벗겨보았는데



????






나는 형광등을 벽에다가 걸기 위한 작업


즉, 못질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전기 연결이 되어있지 않는 태초적인 형태를 가진 이 친구


정말 당황스러웠다


환불을 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더 이상 밝은 빛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혼자서 스스로 어떻게든 해보기로 결단을 내렸다





다행이 어려서부터 기계를 잘 만지고 전기 관련 대회에서 입상 경력도 있던 터라


필요물품들과 시간만 있다면 얼마든지 작업이 가능했다




그래서 창고를 뒤저보니 한국에서 갖고 온 


미국에서는 전혀 쓸 수 없는 220V 전압의 멀티탭들을 무더기로 발견 !!


그 것들을 피복을 벗겨내서 연결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사진은 멀티탭의 전선을 닛퍼로 자르고 난


즉, 모가지가 잘려서 이제는 더이상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멀티탭의 모습







저렇게 잘려나온 피복 사이로 3가지 색상의 전선이 보였다






자, 만약 전선이 검은색과 흰색 두가지만 나온다면


교류 전선으로써 일반 가정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종류이다





하지만 위 사진처럼 3가지 색상이 튀어나올 경우


보편적으로 빨간 색상이 (+) 파란 색상이 (-) 극이다


그리고 남은 한가지의 전선은 "전지"라고 보면 된다





내가 구매한 형광등도 마찬가지로 3가지의 전선을 갖고 있었으며


초록색이 바로 "전지"의 역할을 하는 전선





이제 잘라낸 멀티텝의 3가지 종류 전선을 닛퍼로 조심스럽게 피복을 벗겨내고


(피복을 벗기는 도구가 없는지라)


형광등의 전선과 연결하기 전에


연결된 구리 선을 감싸줄 고무 피복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짝이 맞는 구리선 끼리 잘 연결한 후에 꼬아서 고정을 시키고


그 위로 미리 집어넣은 동그란 고무 피복으로 감싸서 보호막(?)을 형성했다




위 사진에 전선 가운데 보이는 하얗고 동그란 모양의 통들이


내가 전선을 연결하기 전 미리 넣어놓은 구리선 보호용 피복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그리고 그 위에 라이터로 녹여서 고정시키는 방법이 있고


혹은 간단하게 테이프로 감싸서 고정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전선들을 연결은 했지만


220V 멀티텝을 잘라다가 사용한지라 전기 코드는 동그란 220V가 여전하다


이 동그란 전기 코드에 갖고있는 110V 커넥터를 연결해주면


( 저 커넥터도 한국에서 미국을 올때 수십개정도 들고왔다 )


( 아주 유용하게 쓰는 중 )



드디어 완성


과연 불이 들어올지 무섭고 떨리는 시간이다


바닥에 내려놓고 셋팅해놓고 전기를 연결해보니





성공적 !


감동의 순간이었다


이제 전기선 연결은 되었으니 다시 플러그를 뽑고


형광등 커버를 벗겨낸 뒤 벽에 고정시킬 준비를 해보자





짜잔


이정도는 액자 거는 것과 같이


미리 벽에 못박을 지점을 잘 표시해놓고 정확하게 못질만 하면 되겠다





만약 못질이 쉽지 않은 콘크리트 벽면이라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다른 부착형 걸이라던지


옷걸이나 철사를 이용한 걸이를 따로 만들던지


뭔가 다른 방법으로 고정을 시켜야 할 것이다




다행이 우리 벽면은 못질이 잘 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정 못시킬정도의 벽도 아니라서


조심스럽게 형광등을 고정시켰다




( 나중에 이 집에서 나가게 될 때 못자국 구멍을 채우는 뭔가를 사와서 채워놓고 나가야하지만 말이다 )



그리고 불을 켜보니





짜잔 !





사진은 정말 어둡게 나왔지만


이 것 하나만 있으니 방이 정말 밝아졌다


눈도 편안해지고 마음에도 편안함이 찾아왔다







이 같은 작업을 똑같이 한번더 반복해서 안방에도 설치를 해야 했기 때문에


오후 반나절 이상을 작업했지만 미국에 와서 정말


기억에 남는 뿌듯한 일이 될 것 같다








P.S 블로그에 업로드한 사진을 찍은 후


튀어나온 전선들을 다시 이쁘게 테이핑을 하고 


어쩔수 없이 벽을 타고 흘러 내려온 전선 역시


센스있게 달력이나 액자를 통해서 가려주었다






천장에 전기선이 따로 빠져있는 집이라면 그 곳에 형광등을 고정하고


전기 배선을 연결하면 되겠지만


나와 같이 아무것도 없는 그냥 네모난 방 안에서


형광등을 연결하려면 이런식으로 벽에 거는 수밖에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