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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이야기/미국 생활

우리집 문이 열리지 않는다! 미국에서의 열쇠 현관문 고장

바로 얼마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살고 있기에


1층 로비 자동 보안문을 지나 ( 입주할 때 보안키가 한 가구당 인원 수 만큼 제공된다 )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우리 집 문은 열쇠로 따면 되는 형식인데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집으로 들어가려던 어느 금요일 밤


우리집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금요일 밤 교회에서 모임이 있어서 늦게까지 교회에 있었고


여동생 세명과 부모님 먼저 집으로 간 상태였는데 문을 열지 못하고있다는 것


연락을 받은 나는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어서


멀쩡하던 현관문이 왜 열리지 않지? 아니 안멀쩡하다 치더라도


어떻게 계속하다보면 열릴텐데? 라는 의문을 품으며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이미 열리지 않는 현관문 때문에


밖에서 2시간을 날리고있었고 어린 동생들은 많이 힘들었는지


1층 로비로 내려와 휴게실 같은 공간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나는 얼른 집으로 올라가 내가 갖고있는 열쇠로 다시 시도를 해보았으나


정말 꿈적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열릴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금요일 밤 11시 30분이었고 너무 피곤하기도 했기에




대충 정황을 들어보니 아주 예전에도 한번 이런적이 있다고 하더라


나는 몰랐지만 낮에 집에계시던 부모님이 한번 이런 일을 겪어서


아파트 리스 오피스에서 올라와 해결을 해주었고


라커를 교체해달라는 우리 요구에 일단 괜찮을거라고 걱정말라고 이야기하길래


고처진줄 알고 믿었던 우리 가족이었다


역시 미국 관공서들의 일처리는 ( 리스오피스가 관공서는 아니지만 )


절대 믿을 수가 없는듯 하다




아무튼, 비상상황과 같았다


리스 오피스는 당연히 닫혀있는 상황 그렇다고 119를 부를 수도 없는 상황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으므로


어찌해야되나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계속 문고리만 만지작 거리다가


부모님이 미리 계속 리스오피스 이머전시 연락망으로 연락을 하던 번호를 받았다




그 전화상으로 뭔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전화 상의 ARS 영어를 부모님과 동생들이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


영어가 잘 안되는 것도 있고 전화상의 ARS 목소리라 더 알아듣기 힘들었던 것


전화번호를 받고 전화가 잘 터지는 1층으로 내려갔다


로비에서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여차 저차 해서


비상상황일 경우 몇번을 누르고 어쩌구 저쩌구


형식적으로 시키는 절차에 따라 번호를 누르고 넘어가니까


무슨 일인지 내용과 내 연락처를 '삐'소리가 나면 음성으로 녹음해달라는 안내가 나왔다


다행이다 싶었고 삐 소리가 나오고 나서 차분히 상황을 이야기 했다


우리집 라커가 고장이나서 열 수가 없고 우리 가족 모두 밖에 나와있는 상태다


급한 비상 상황이니까 꼭 연락을 달라 하고 내 번호를 남겼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15분 정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


밤 12시가 다되어갔고 6살 막내동생이 특히 피곤해하고 힘들어했다


그래도 아파트 로비에서 기다릴 수 있었다는건 불행중 다행이지만


(밖이었다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 까)


이대로 기다리다가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급한대로 아는 교회 분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키 스미스' 라는 업체를 소개 받았다


잠긴 문을 전문적으로 따주는 업체였고 꽤나 신빙성 있는 업체였다


뉴저지 우리 동네의 번호를 검색해서 바로 연락을 때렸고


조금 기다리다보니 바로 사람과 직접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상황을 듣더니 우리 집이 아파트인지 하우스인지 콘도인지를 물어보길래


아파트라 이야기를 하고 바로와달라고 했다 알았다는 대답을 듣고 끊었다


이제 다행이다 싶은 마음에 로비 쇼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파트 관리 직원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우리 아파트로 들어왔다





널부러져있는 우리 6명의 가족을 보더니 너희가 메세지를 남겼냐고 물어보는 것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까 우리에게 전화상으로 녹음된 메세지가 너무 끊겨서


도저히 핸드폰 번호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는 것 그래서 급한대로 아파트 동을


다 뒤저보다가 이쪽으로 왔다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중에 내가 녹음해서 남긴 메세지를 들어보니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서였을까


정말 직직 끊기면서 내가 남긴 연락처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무튼 너무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다시 우리집 층으로 올라가서


문을 따달라고 부탁했고 장비를 가지고 여차 저차 하더니 문을 금방 따주었다





3시간만에 집에 들어갈 수 있었고


나는 아파트 당직 관리 직원이 문을 따주는 동안


얼른 다시 '키 스미스'로 전화를 걸어 좀전에 예약한 사람인데


예약 캔슬 하고싶다고 지금 아파트 관리 직원이 막 왔다고 이야기를 했다


키 스미스를 통해서 예약 전화를 했을 때 문자로 예약 내용을 전송해주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예약 캔슬을 하니까 쿨하게 알았다고 하면서 바로 캔슬되었다는 내용도 문자로 들어왔다




다행이 겹치지 않게 캔슬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집으로 들어왔다





집문을 따고 나서 컴플레인을 그 당직 아저씨에게 해봤지만


당직 아저씨 역시 알 턱이 없다


우리가 이런적이 한번이 아니고 벌써 두번째이며


불안해서 안되겠다고 라커를 바꿔달라고 이야기했지만


그 아저씨에게 말해봤자였고 내일 리스오피스로 가라는 이야기 뿐이었다




그렇게 일단 피곤한 금요일 밤을 마무리 하고


토요일 이른 아침 부모님이 리스 오피스로 찾아가 이야기를 했다


대충 이야기를 했지만 알아들었는지 알겠다고 수요일에 교체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전까진 일단 불안하지만 조심해서 버티는 수밖에는 없었다


(일상생활을 멈출 수는 없었으니)




그렇게 다가온 수요일


집에 돌아와보니 문고리는 그대로였고 어찌되었나 물어보니


교체할 문고리가 없어서 어떻게 못바꿔준다는 것


여기까진 그냥 그래도 참아보고 최대한 빨리 바꿔준다했으니까


기다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아침 막내동생을 킨더가든에 데려다주고 오던 아빠가


또 다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같은 문제로 문고리가 잠긴 상태에서 열리지 않았고


다행이 아침시간이었기에 바로 리스 오피스로 내려가 이야기를 했다




나는 직장에 있었고 아빠 혼자서 급한대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오후에 엄마와 함께 리스오피스로 내려가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고 한다


이런식이면 살 수가 없다고 빨리 바꿔주던지 수를 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당연히 우리로써는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었는데


리스 오피스 여직원이 도리어 우리에게 화를 내는 것




어눌한 영어로 컴플레인 하는 우리 부모님이 마음에 안들었던건지


뭐가 마음에 안들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 자리에 없어서 나도 잘 모른다)


자기가 오히려 화를 내면서 지금은 바꿀 수가 없다고 소리를 치더라는 것


게다가 그 자리에는 새로 계약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손님까지 앉아있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 정말로 왠만해선 나이스하게 하고 착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그때 진짜 화가 많이 났는지 그 여자가 하는 말에 대꾸도 안하고 그냥 문을 쾅 닫고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몇분 뒤 리스 오피스 직원사무실에 같이 있던 한 남자가 우리집으로 올라왔고


차분하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면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나는 이 얘기를 전달받았지만 들었을 때 참 많이 화가 났다


그 여직원 평소에도 별로 좋은 행실은 아니었던걸 아파트 주민 모두가 알기에


열이 받았지만 바로 우리집으로 올라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바로 바꿔주겠다고


애써준 그 남자직원을 봐서라도 그냥 참기로 했다


(사실 안참는다해도 어쩔 방법은 없지만...)




그렇게 다음날 바로 문고리를 교체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열쇠 헤프닝을 겪으면서 크게 느낀 두가지는


첫째로, 어떠한 당황스러운 경우나 예상치 못한 경우에


처신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는 꼭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두번째,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우리 이민자들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더 나쁠 수 밖에 없는 아주 예민한 감정선들이 존재함으로


(설사 말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은 '인종차별하나?'라고 느낄 수 있는)


말할 때는 더 조심히 들을 때는 관대한 마음으로 임해야 겠다는 것이다






여자 리스 오피스 직원의 대우는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었고


우리의 입장에서 극단적으로 인종차별인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으니


이래저래 다시한번 많은걸 느끼게 되는 미국이었다





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다


확대해석하지는 말아주시고 그냥 그랬구나 하고 생각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