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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이야기/미국 생활

미국 이민, 영어공부의 시작이 ESL? -2

학기가 시작될 당시 나는 병원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일하는 시간과 겹치지 않도록 오후반으로 수강신청을 했다



Reading , Writing 두과목이었으며


각각 두시간씩 월, 수 두번 수업이 있었다


즉 월요일 4시간 수요일 4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되었다






이전 포스팅 글에서 다루었던 것 처럼


학교를 알아보고 레벨 테스트를 받고 돈을 내고


여러가지 과정을 거친 후


학교 사이트 전용 이메일 주소와 함께


학생 아이디, 학번 등등을 발급 받게 되었다





9월학기를 수강할 예정이었는데 7월 즈음 오리텐에이션 안내 메일이 왔다


8월 말에 있는 오티에 참석하라는 안내 메일이었고


한번 참석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오티 당일날 예정 장소에 도착해보니 많은 학생들이 있었고


들어가는 길에 내 이름과 수강 과목을 알려주는 것으로 간단한 신분 확인을 했다


안내 책자와 광고(?) 안내문 여러장을 받고 들어가보니


큰 강당에서 마이크를 잡고 스피치를 하는 교수님 몇분이 계셨다






들어보니 학교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가저야 할 마인드와


앞으로 어떠한 일이 있을 때 어떤식으로 대처를 하면 되는지


또 도서관 사용 방법과 시간 안내 주차장 안내 학생증 발급 안내 등등


여러가지 내용들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ESL 만 듣는 입장인데 ESL을 듣는 사람중에 OT에 참석한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오티 도중 교수님이 즉석에서 각자 자기 옆에 있는 사람과


한명씩 짝을 잡고 아무 대화나 해보라는 시간을 가졌는데 좀 당황스러웠다





내 옆에 있는 백인 남학생화 대뜸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 친구가 먼저 여러 이야기들을 늘어 놓았다


대충 그렇구나 하면서 듣다가 나도 내 소개를 간단히 했고


나는 영어 말하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 못하며


이러이러한 상황중에 미국에 오게 되어 ESL 과목만 공부하게 되었다


라고 이야기를 했다




꽤나 신기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오티 도중 끝까지 앉아있어 보았자 나에게 득이 될 것은


많이 없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어느정도 들을 내용도 다 들었으며


ESL만 듣는 입장에서 크게 무게감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티에 참석한 것 만으로도 


한시간 정도 앉아서 들은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밖으로 나가면 들어올 때 안내를 해주었던 도우미들이 있다


그들에게 가서 나 지금 가려고 하는데 아까 보니까 학생증 사진을 찍으라던데


라고 물어보았다





왜 가야하느냐고 물어보길래 대충 둘러대고


바로 학생증 사진 찍는 곳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간단하게 촬영을 한 후


학생증을 그 자리에서 발급해주었다





학생증에는 개인정보 보다는


학교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름과 학번정도 그리고 사진과 학교 이름정도만 적혀있었고


뒷면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바코드도 함께 있었다




학생증과 함께 주차 스티거 ( 차 뒷유리 오른편 하단에 부착 ) 를 받고


길을 나왔다





날이 굉장히 더웠는데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고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본격적으로 학교가 시작되는 날


당연히 첫날 수업을 기대할 수 밖에 없었는데


영어를 배운다는 기대감 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어딘가에 속해졌다는 소속감이 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레벨테스트를 통해서 내가 받은 레벨은


Reading, Writing 모두 4레벨


그 학교에서 가장 높은 레벨을 받았다


수업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강의실을 찾아가보니


강의실도 잠겨있고 아무도 없길래 다른 곳을 조금 더 둘러보았다





강의 시간이 다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길래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잠시 뒤 교수님이 와서 문을 열어주었고


문앞에서 기다리던 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수업시간 10분정도 이후에도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혹시 정말 혹시 나만 수업을 듣나 라는 불안한 생각도 스처지나갔으나


다행이 몇몇 학생들이 꽤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그 반에서 나를 포함한 10명정도가 수업을 듣게 되었고


첫 시간에는 오리엔테이션과 강의 계획서 소개


또 필요한 교재를 소개해주는 시간


그리고 우리들의 수준을 알기 위한 간단한 레벨 테스트를 진행했다


( 수업 시간 중에 진행한 아주 간단한 레벨 테스트 ) 






첫 과목 2시간 수업을 그렇게 끝내고


바로 다음 수업으로 이동해 보았다





그 다음 수업은 좀더 사람이 많았다


대략 15명 정도 되었고 강의실이나 분위기도 조금 더 활발해 보였다


교수님도 좀 더 젊은 분이 다이나믹하게 수업 진행을 하셨다


뒷반 수업에서 앞반에서 만났던 학생들도 두세명 보여서 나름 반가웠다


알고보니 뒷반 수업담당 교수님이 ESL 전체를 담당하시는 총 책임 교수님이셨다








우선, ESL 수업 첫날 집에 돌아오면서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2세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 ESL 어짜피 영어 못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영어하는거라 별로 도움 안된다 " 





난 그 때 그말을 듣고 그래도 배우는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고


다른 의견들 역시 다녀보는게 좋다는 말에 학교를 등록했지만


첫날 돌아오면서 느꼈던 솔직한 감정은 기대 이하였다





미국사람들과 섞여서 공부하게 될 것을 기대했다는 것이 우선 큰 착각이었고


총 20명 정도의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완전 각 나라 족속과 백성 방언이었다





각자 어디서 왔는지 몇살인지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첫날 당연히 갖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인도, 독일, 브라질, 중국, 아이티,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등등


거의 다른 나라에서 모두가 모였으며


결혼하고 애가 있는 나이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남학생은 나를 포함해서 3명밖에 없었고


알아 듣기 힘든 발음과 문법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아주머니(?)들이


꽤 있었다







인도에서 왔다는 학생이 3명 있었는데 모두 여자였고


3명 모두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한명은 결혼해서 자녀까지 있는 아줌마였는데


정말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너무 티났다


발표를 하거나 질문에 대답을 할때 다른사람은 정말 Out Of 안중


또한 다른 사람의 수업 내용을 비판하는데에 제일 열심이기도 했다




또 다른 두명은 나와 나이 또래가 비슷한 학생들이었는데


한명은 항상 인도식 전통 의상에 히잡(?)을 쓰고 다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도에서 온 3분 모두


영어 발음을 알아듣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와 다른 학생들도 그 사람들의 발음을 알아듣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 발음을 알아듣는 교수님들이 정말 신기했다





그 외에도 그룹 발표를 할 때


내 PPT에 태클을 걸었던 브라질에서 오신 아주머니 한분도 계신데


PPT 색상이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나는 객관적으로 발표 주제와 상당히 어울리고


보기에 깔끔한 PPT라 생각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내 의견을 이야기 했었고


오케이 그럼 마음에 들진 않지만 너가 담당이니까 너 뜻대로 하자고


할말은 다 하면서 인정해주던 브라질 아주머니도 기억에 남는다


( 결과적으로 PPT에서 굉장히 큰 가산점을 받았다 )





같은 아시아인으로 중국에서 온 아주머니도 있었는데


수업시간에 한번씩 본인의 딸을 데려오는 경우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양해를 구하고 몇번 데려왔었다






젊은 학생층도 꽤 있지만 자녀가 있는 아주머니들도 꽤 많다 보니


수업 시간 중에 다른 이야기로 빠지는 경우도 많았고


대부분 2세들의 영어 교육과 모국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


또는 본인 나라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 많은 것들을 듣고 나누게 되었다


나 역시 나이차이가 18살 나는 막내 여동생이 있다보니


아줌마들 처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그 주제에 껴서 얘기를 할 거리들이 있었고


서로 다른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 학기를 지내오면서 영어에 대한 배움 보다는 솔직히


이런 사람들에 대한 경험과 문화적인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데


그렇다고 영어 공부가 도움이 안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나는 ESL 수업을 한학기 들은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그 이유는 이렇다









우선, 영어를 잘하더라도 ESL 이라는 수업을 통해


미국 College에 등록하고 한학기 다녀봄으로 통해


미국에 대한 문화와 공적인 기관들이 어떤식으로 일을 진행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이게 되게 별것 아닌거 같아도 큰 공부가 되었는데


학자금에 관련된 사항이라던지 학비와 관련된 부분


또는, 등록 절차와 그 밖의 모든 과정들이


학교라는 틀 덕분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고 득이 되었다






또한 수업 내용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단어를 외우고 글을 해석하고 글을 쓰고


이러한 1차원 적의 수업 방식은 추구하지 않았다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공부를 통해 우리가 실력을 키워야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캐치해서 알려주었고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어, 한 본문을 가지고 본문 내용과 영어적인 부분이 집착하는


나무만 보는 수업 방식이 아니라


이런 경우엔 어떤 관점으로 글을 읽어야 하고


저런 경우에는 어떻게 유추하며 해석해야하는지 와 같은


숲 전체를 보는 것을 알려주는 수업 방식이 참 좋았다




ESL 프로그램이 모두 그런 것인지 내가 다녔던 학교가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교수님을 굉장히 잘 만났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영 단어를 외우고 시험보는 시간 역시 있었는데


영영 사전으로 의미를 찾아서


좀 색다른 방식으로 시험을 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무조건 외워서 되는 시험도 아니었고


그 때 공부했던 단어들이 꽤 어려운 단어들 이었는데


( 수업 듣는 학생들이 학기 초에 직접 고른 단어들 )


아직까지 완벽하게 기억이 난다






전반적으로 한국어로 영어를 공부할 땐 한국어 풀이로 설명으로 공부해서


그냥 넘어갔던 모든 것들을


영어로 수업듣고 영어로 배워보니까


같은 부분이라 할 지라도 '용어' 적인 부분에서


이런 용어를 쓰는구나 아 이런걸 영어로는 이렇게 표현하는 구나


라고 배웠던게 참 많았다








아쉬웠던 부분은 숙제 였는데


숙제의 양이 꽤 많았다



많았기 때문에 아쉬웠던 것이 아니라


나는 다 해갔기 때문에 아쉬웠던 사람이다




수업시간에 반정도의 학생들은 꼭 숙제를 안해왔었는데


검사에 있어서 그렇게 예민하고 철저하진 않았다


하지만, 숙제가 안되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으면


수업 진행이 처지게 되고 이해가 다 되는 내용을


두번 짚고 넘어가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런 것들이 좀 아쉬웠다





즉, 숙제라기 보단 함께했던 사람들에게서 오는 아쉬움이랄까


하지만 이런경우는 어딜가나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뭐 크게 속상하거나 그렇진 않다


재미있었다






사람이 아쉽다고 적고보니 또 생각나는 아쉬움은 역시


기대했던 소속감과 친구 관계이다




미국에 오고 참 많이 외롭고 여전히 외로운데


또래나 친구를 찾고 만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ESL을 배우게 되면서 많이 기대했었는데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실망도 컸다




그때 알게된 사람중에 좀 괜찮다 싶은 사람들은


Facebook 친구도 맺고 아직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두세사람 정도에 불과하다


( 관계 유지라고 해봤자 SNS 친구 유지 정도랄까 )





대부분 문화의 차이나 나이의 차이 때문에


가까워지기가 쉽지는 않았고


유독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 다양한 연령이 모여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그부분이 사실 가장 아쉽다





같은 한국사람이라도 좋으니까


누군가 또래나 친구를 만나길 바랬는데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유학비자로 공부를 하고 있는 듯 했다


물론 Green Card ( 영주권 ) 을 가진 자들도 한둘 있었던 듯 하지만


신분에 관한 이야기는 학교에서 별로 자유롭게 하지 않았다


다들 아픈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교수님들도 우리들도 신분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학 비자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ESL 만 수업을 들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항상 다른 과목을 수업 들으면서


 ESL을 병행하고 있었다




즉, 우리나라 정규 대학생과 같이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학점을 유지하고 수업을 들으며 숙제하고 공부애햐하는


말그대로 '학생'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ESL 만 듣는 것이 가능했던 영주권자인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교가는 날만 가서 ESL 만 듣는


영어 공부를 위한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었다








Level Test 를 통해 가장 높은 반에 배치되서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닌 듯 하다




물론 거의 미국인 수준으로 오래살아서 영어가 자유로운데


writing 과 같은 디테일을 배우기 위해 수업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정말 잘하고 배울것이 많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기에


주눅들 일은 많이 없었고


시키는 것만 최선을 다해서 임했던 것 같다












아무튼 ESL은 미국에서 공부를 고민하고 있다면


한학기 정도는 꼭 들어봐도 괜찮다는 결론이다


( 나는 직장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어서 한학기만 들었다 )


여러가지 의미로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


본인에게 맞는 학교와 위치, 교수 선택과 시간 선택


잘 고민하고 잘 선택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