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새차를 사는 경우
원하는 색상과 모델 구체적인 옵션까지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차를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은 자동차 딜러샵에 미리 차들을 쫙 대기시켜놓고
그중에 맘에 드는 차를 바로 픽업해 가는 시스탬
만약 좀더 특별한 옵션을 넣고 구체적으로 원하는 차가 있다면
따로 주문을 하고 꽤 오랜시간 기다린 뒤에나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워낙에 땅덩어리가 큰 나라이다보니
딜러샵마다 차들을 쌓아 놓고 원하는 차를 골라 테스트 드라이브 이후
그 차를 직접 가지고 나가는 식의 계약이 진행된다
저번 포스팅 글을 통해서 우리가 사려는 차의 브랜드와 모델명을 소개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집 근처의 딜러샵에 메일을 보내어 딜을 하는 일을 시작해야한다
여기서 본인이 본래 사용하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해도 큰 상관은 없지만
새차 구매를 위한 이메일 계정을 따로 하나 파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그만큼 여러 딜러샵과 접촉을 하고 딜러들과 메일을 주고 받다 보면
굉장히 잡다한 메일도 많이 들어오고 광고성 메일 또 우리가 찾는 솔깃한 메일 등등
모든 내용들이 이메일로 들어오게 되기 때문에
전용 메일을 새로 하나 파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같다
- 본인은 내 개인 메일을 썼다가 지금까지도 광고메일을 받고 있다
이메일로 먼저 컨택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딜러와의 만남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것
또 흔적과 기록이 남는다는 장점
영어가 부담스럽다면 이메일 만큼 편리한 컨택수단은 없을 것
이런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기 때문
딜러들의 경우는 대부분 이렇다
" 내가 너희 브랜드 이런 차 모델에 관심이 있는데 얼마 정도까지 해줄 수 있느냐 "
라고 메일을 보내면
" 우선 메일 보내주어서 고맙다, 와서 얼굴보고 얘기하자 바로 테스트 드라이브도 가능하다. 시간 예약을 하겠는가? "
이런식으로 답이온다
즉, 딜러들은 무조건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새차에 태우고 테스트 드라이브를 시키고 싶어한다
왜? 사람이라는게 아무리 마음을 먹고 가도
새차에 타서 새차 냄새를 맡고 새차를 느끼다 보면 약해지기 마련
그런 것들이 나중에 딜 하는데 있어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가족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차를 사려는 모든 사람들의 경우가 마찬가지이겠지만
차가 없어서 못사는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산다 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가격
색상도 마찬가지로 이상한 풀벌레 색깔만 아니라면
앵간하게 다 오케이 라는 마인드가 있어야 수월하다
사람들이 많이 타는 차종의 경우는
딜러샵 어딜 가나 많이 배치가 되어 있고 색상도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차종은 색상이나 옵션의 한계 때문에
같은 브랜드지만 다른 딜러샵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이 차를 사는데 있어서 돈은 정말 아무상관없지 않는 이상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것들은 내려놓도록 하자
새 차를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중에 하나는 바로
월초 보다는 월말에 년 초보다는 년 말에 차를 구매하는 것
자동차 딜러들도 본인이 판매하는 실적에 따라서
인센티브 지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 월 말이 되면 한대라도 더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차를 판매하려고 한다
같은 이유로 년말도 마찬가지
미국의 경우 추수감사절 (11월 말) 이나 성탄절을 기념해
딜러샵마다 파격적인 행사 이벤트를 많이 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잘 이용하면 좋은 시기에 더 좋은 가격으로 차를 구할 수 있다
우리 가족이 차를 구하려 한 시기는
11월 중순 이었다
맘같아선 11월 말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우리를 도와주시는 의사 집사님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터라
우선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우선 우리가 추려놓은 혼다와 현대의 차종 모델들을 기준으로
혼다 딜러샵과 현대 딜러샵에 이메일을 보내려 했으나
부모님과 의사 집사님께서 집 근처에 있는 현대 대리점으로
한국인 딜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해보기로 하셨다
솔직히 그때, 정말 말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리얼터도 한국인을 소개받고 그렇게 손해를보고 피를 봤는데
안그래도 못 믿는 자동차 딜러 한국인 자동차 딜러라면 얼마나 더하겠느냐
라는 생각이 나에게는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와 같이 커다란 돈을 쓰는 입장에서
내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우선 어른들이 하자는대로 함께 따라가기로 마음을 정리했다
목요일에 부모님이 먼저 한국인 딜러를 찾아가 방문을 하고
상담 아닌 상담을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돌아온 부모님의 이야기나 표정을 보니
왠지 믿을만하다는 의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불만이었다
아무튼 그 후 의사 집사님과 다시한번 이런 저런상황을 이야기 하고
'혼다' 보다는 미리 연락을 한번 했던 한국인 딜러가 있는 '현대'쪽으로 마음을 잡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한번 한국인 딜러에게 미리 전화를 해서 주말로 예약을 잡고
토요일 오전 나와 부모님 그리고 의사 집사님 네명이서 찾아가기로 했다
전화로 토요일 오전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딜러가
상당히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았는데
원래 자기 쉬는날이라고 다른날 오면 안되겠냐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뭐 우리는 주말밖에 시간이 안되는 사람들이니
그럼 어쩔 수 없죠 다른 딜러라도 붙여주세요 저희는 그 시간에 갈께요
라고 답을 드렸다
그랬더니 결국 그럼 일단 제가 오전엔 출근을 할께요
라고 하더라
아무래도 차 한대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듯 했다
토요일 아침이 밝았고
부모님과 의사집사님과 나까지 해서
현대 자동차 딜러샵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미리 컨택했던 한국인 딜러는 여성 분이셨고
앉아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사람과 우리가족이 이야기 했던 내용의 대화 내용의 중심은
차에대한 이야기와 가격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이민 초기의 과정이기 때문에 신용이 없는 우리 가정과
이민 사회에 대한 이야기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이민 오신 분들이니까 싸게좀 해주세요
이정도가 전부였다
난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지만
이래도 되나 싶었다
딜러샵에 들어가기 직전 작전을 세웠다
우선 차 한대만 보는 척을 하다가
막판에 한대 더 물어 봐서 두개를 묶어
값을 더 싸게 받을 작전이었다
초반엔 작전대로 차 한대만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차종은 '소나타 하이브리드'
아니나 다를까 바로 테스트 드라이브부터 해보자고 하셨다
난 가격협상을 중심으로 딜을 하고싶었는데
부모님과 의사집사님 모두는 일단 차를 보러 이미 이동하고 계셨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갔고
차에 올라보았다
2016년식 소나타 하이브리드 블랙과 화이트 두개를 타보았는데
하이브리드라 그런지 차가 정말 아무 소리도 없이 시동이 걸리고 움직이더라
아무튼 짧은 테스트 드라이브 주행을 마치고
차에대한 설명만 잔뜩 듣고선 다시 딜러샵 내부 오피스로 돌아왔다
본격적으로 가격 이야기를 해보려는데
우리가 뭐 깎아주세요 뭐해주세요 할 것도 없이
딜러가 먼저 이런이런 리베이트가 적용이된다고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 리베이트 : 할인 가격
우리의 경우는 현대 브랜드의 차를 이미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 이전포스팅 참조 : 도네이션 받은 싼타페 )
현대 소유주 리베이트라는 명목 하로 3천불 정도를 다운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 외에 다른 리베이트는 없다고 딜러가 말하더라
모든 차종마다 MSRP라는 것이 있다
MSRP 란 '권장 소비자 가격' 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MSRP의 가격을 주고 차를 사는 바보는 세상에 없다
기준이 MSRP가 될 뿐이지 그 가격을 시작으로
깎고 또 깎고 딜하고 딜해서 매우 가격을 낮춰 놓은 다음
세금과 등록비 기타 등등을 포함한 가격을 합쳐서
우리가 총 지불해야될 금액을 OTDP ( Out to Door Price ) 라고 부른다
결국 중요한건 아웃도어 프라이스가 되는건데
일반적으로 딜을 하고 난 후에 세금과 기타 등등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다 포함해서 MSRP보다 OTDP가 낮게 나온다면
괜찮은 딜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현대 차주 리베이트 3천불을 받고 난 후
이것 저것 들어가는 비용 ( 세금과 등록비 등등 ) 다 합쳐서 OTD가 MSRP 보다 낮게 나왔길래
뭐지 ? 생각보다 괜찮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대충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그정도 가격으로 이야기 해놓고
차 한대를 조심스럽게 더 물어보았다
차종은 '엘란트라'
내 차가 될 차종이었다
차 두대를 살 것이라고 뉘앙스를 풍기자
딜러가 한마디 했다
' 아무래도 오늘 제 개인적인 약속은 취소해야겠네요 "
라고 기분좋고 친절한 말투로 잠깐 양해를 구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러 갔다
쉬는날 출근을 안하려다가 차 한대라도 팔기위해 우리가족의 예약을 받아주셨는데
이게 왠 떡 차 두대를 산다네? 정말이지 딜러 입장에선 완전 럭키한 케이스 일 듯 했다
아무튼 그렇게 돌아온 딜러와 엘란트라 차종과 옵션 기타 등등 얘기를 대충 듣고
이번엔 내가 테스트 드라이브를 하러 갔다
- 테스트 드라이브를 위해 면허증을 잠깐 복사하는 서류 절차가 있다
아무튼 테스트 드라이브를 나도 무사히 마치고
나같은 경우는 새 차를 사는 일은 기분 좋지만
가격에 있어서 계속 끊임없이 딜러를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냥 걱정스러울 뿐이었다
다시 오피스로 돌아와서 시간을 보니
어느덧 우리가 딜러 샵에 온지도 6시간이 지나있었다
( 오전 9시에 들어와서 오후 3시까지 )
원래 딜러샵에 먹을 빵 같은 간단한거를 준비해놓는데
오늘따라 주말인지 빵이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어이구 참 왜하필 우리가족이 오는 이런 날에 없는 것인가
부모님은 바로 옆에 있는 맥도 날드로 뭐라도 먹어야겠다고
서류 작업을 하는 동안 잠깐 사먹으러 가셨고
나는 별로 생각 없다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충 결과는 이렇게 되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 2016 with Popular Option : MSRP 2만8천불정도
엘란트라 2016 with Popular Option : MSRP 1만 9천불정도
앞서 말했던 현대 차 주로 받을 수 있는 3천불 리베이트는
차 한대밖에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소나타 하이브리드에다가 적용을 시키기로 하고
내 차가 될 엘란트라에는 딜러 리베이트
뭐 이런식으로 차값을 좀 많이 내려달라고 딜을 하기 시작했다
차 두대를 사는데 그정도도 못 깎아 줄 리가 없기 떄문에
아무튼 그제서야 딜러가
그럼 자기 매니저랑 얘기좀 해보고 오겠다고
매니저들이 있는 곳으로 서류를 들고 간다
자, 이부분이 중요하다
암묵적으로 자동차 딜러와 매니저 사이에서는
어느정도의 약속과 선 같은 것들이 있다
쉽게 말하면 연기를 펼칠 수도 있다는 것
딜러든 매니저든 차를 파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남길 수 있는 최대한의 이율을 남기는 것이 이득
그렇기 때문에 차를 사는 사람들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딜에 유리한 주도권을 갖는 것이 참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전혀 그렇게 주도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딜러가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부분이 내가 너무나 답답했던 부분이다
만약 나 혼자서 있었다면 따질거 다 따지고 할말 다 했을 것 같다
요구했을 것도 다 요구했을 것 같고,,
아무튼 결과적으로 딜러의 입장은 그렇다
우리 가족은 신용이 없기 때문에 은행 대출을 받아 할부로 차를 살 수 없을 줄 알고
현금으로 차를 사고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 차 두대 살 몫돈이 생길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 나와있다 )
그런데 딜러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좀 충격적이었다
우선 현금으로 차를 사도 상관 없지만
그렇게 사봤자 좋을게 없다는 것
미국에서 신용 ( 크레딧 ) 을 올리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
차값을 매달 갚아나가는 것이다
- 이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 값이 2만불정도라고 치면 아주 적은 금액
3천불 정도라도 대출을 받아서 그걸 할부로 매달 나눠 갚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입장에선 당연히 그게 좋은 거지만
솔직히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신용이 없어서 현금으로 차를 사겠다고 온 사람들한테
오히려 딜러가 대출을 권하고 있다니?
우리는 이민 온지 1년도 안된
Non - Credit 의 사람들인데
딜러가 왜 대출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아무튼, 부모님과 의사집사님도 그 딜러의 의견에 적극 찬성이었다
즉, 우리는 차값이 얼마가 되었던 3천불정도 이하의 작은 금액을
대출 받아 36개월이라도 할부로 내면서 신용을 쌓자는 것
이론상으론 듣기 좋은데
나는 뭔가 불안했다
아무튼 그렇게 기나긴 토요일 하루 동안
최종 가격 협상을 MSRP보다 낮게 맞추어서 나름대로 잘 받아내고
가계약 서류를 작성한뒤 ( 사인을 하게 된 서류는 전혀 없는 상태 )
이제 대출관련 부분은 딜러가 현대 모터스 ( 현대 자체 은행 ) 에 서류를 넣었으니
며칠 기다려달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불안한감은 딱 들어맞았고
여기서부터 정말 끔직하게 일이 꼬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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