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과정으로 우리 가족에게 차가 생겼는지
이전 글들을 통해서 읽으셨을거라 믿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6식구가 차 한대로 생활하기에는 불편했다
이제 막 미국으로 이민온 가정에게
공짜로 차 SUV 한대가 생겼는데
차 한대가 불편하다고? 이런 교만한 자식
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무섭긴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사실 '불편함' 이라는 표현은 겸손한 표현
차 한대로는 생활할 수 없었다 가 맞는 표현인듯 하다
이제 우리 가족 스스로 원하는 때에
장보기 정도야 할 수 있었지만
부모님과 나까지 돈을 벌고
좀더 살기위해 움직이려면
차 한대로는 부족했다
심지어 주일 아침 교회를 가더라도
6식구가 차에 다 탈 수가 없어서 ( 5인승 )
교회를 나눠서 가거나 다른분께 라이드를 받거나 해야했다
우리 가족끼리 모두가 움직여야 할 일이 있다면
엄마나 여동생들중 한명이 트렁크에 낑겨서 타야만 했다
- SUV 의 트렁크라 뒷자리와 소통이 가능한 구조
- 원래 걸리면 큰일나는 불법
- 우리 가족도 정말 반드시 필요할 때만 트렁크에 낑겨탔다
레스토랑 글에서도 잠깐 이야기 했지만
차가 한대이기 때문에 제약이 많아서
처음에 나와 아빠가 같은 곳에서 일을 했다
찬찬히 돈부터 모아서 우리 힘으로 얼른
차부터 하나 더 장만해야겠다 라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내가 허리를 다치고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나로부터 들어오던 수입이 스탑
한달정도 지나고 허리가 차차 회복될 때 즈음
다른 일을 알아봐야되는데 라고 생각을 하다가
너무나 크게 문제되었던 것이 바로 차가 한대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식당 일을 그만두고 난 후
어느정도 허리가 회복 되었을 때
아빠 출근을 내가 데려다주고 다시 차를 가지고 집에 왔다
그리고 나서 움직일 일이 있을 때
엄마나 다른 가족들이 어딘가 라이드가 필요할 때
내가 차를 사용해서 라이드를 해주다가
밤 늦게 아빠 퇴근시간 맞춰서 다시 데릴러 가는 식으로
생활을 하고 있었다
( 엄마는 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전혀 못하는 상태 )
한계가 있었다
먹고 살고 집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내가 벌어야만 했는데
자동차 때문에 어떻게 움직이질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에 또다시 큰 기적이 찾아오게 되었다
식당일을 그만두게 된 이후로
대략 한달정도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아침에 아빠를 데려다주고 저녁에 데릴러 가는 생활을 하고있었다
내가 무직 상태가 된지 한달 동안
소개받은 두분의 의사선생님들 덕에 회복은 많이 되었고
그중 척추 전문 병원을 아얘 운영하고 계시는
나와 같은 고생을 하시면서 꿈을 이루신
( 식당 레스토랑 2 편 참조 )
그분에게 평일에 갑자기 연락이 왔다
내용은 이렇다
우리 회사에 오피스에서 오피스로
환자들의 검사 샘플들과 각종 서류들을 운반해줘야하는
딜리버리, 그리고 그 샘플들을 분석하고 스캔하는 스캐너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
원래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그만뒀다는 것
그래서 급하게 사람을 구해야하니까
나에게 면접을 보러 바로 오라는 것이었다
그 통화를 하면서 의사 집사님 께서는
면접 보러 오라는 말씀과 동시에
나의 샐러리 ( 주급 ) 내용까지도 언급해주셨다
그리고 본인은 의사이기 때문에
직원 관리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이번에만 내가 매니저에게
꼭 추천해주고싶은 괜찮은 사람이 있으니
면접을 한번 보라고 말을 해놨을 뿐이다
와서 본인의 힘으로 면접을 보도록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당장 3시간뒤에 오라고 하셨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쉬다가 급하게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 그 당시 엄마는 네일샵에서 근무 아빠는 식당에서 여전히 근무 동생들은 섬머스쿨 )
씻고 나와서 뭔가 면접 갈 때 입을만한 옷을 찾아서 단정하게 입고
차를 가지고 내가 진료 받았던 병원으로 시간 맞춰 찾아갔다
많이 떨렸다
내가 진료 받을 때는 밤 늦게 왔었기 때문에
아무도 없었고 불도 다 꺼져있었지만
지금 같은 장소 같은 공간에
미국인들로 가득 차있으며
병원이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또 스탭들과 매니저 모두가 있었다
의사 집사님을 제외하면 모두가 미국인 이기 때문에
당연히 100프로 영어만 사용하면서 일을 해야될 것이고
면접도 마찬가지였다
아무생각이 들지 않았고
면접시간이 되어 어떤 방에
매니저라는 분과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긴장을 많이 해서 어떤 내용을 대화했는지
내가 뭐라고 했는지 잘 기억도 안나지만
어쨌든
언제부터 일 나올 수 있느냐
바로 가능하다
이런식의 대화로 마무리 되었고
취직을 하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어를 혐오하고 공부도 하지 않은 내가
미국에 와서 불편함 없이 영어를 한다는게 신기했다
병원에서 정말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허리를 치료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본인의 오피스에서 일을 하게 소개시켜주신 것도
너무나 감사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집으로 돌아와 카톡으로 가족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리고
들뜬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을 때 즈음
아차 싶은 것들이 많이 생각 났다
우선 첫번째로,
오전 8시 출근 오후 4시 퇴근 월-금 5일 ( 주 40시간 ) 근무였는데
내 일은 운전을 매우 많이 해야하는 일이라
차를 계속 내가 가지고 다니면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
즉, 아빠와 나 둘중에 한명은 출근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두번째로,
동생들이 섬머스쿨에 다니고 있었다는 것
섬머스쿨이란, 방학 기간 지역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제공하는
방학에 열리는 학교와 같은 개념 ( 오후 3시쯤이면 모두 끝난다 )
시간표도 짤 수 있고 나름대로 학교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진다
내가 일을 그만두게 되고 나서 섬머스쿨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집에서 쉬다가 그 시간이 되면 내가 동생들 라이드를 하고 있었다
내가 일을 시작하게 되면 동생들을 라이드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결국 문제는 자동차 였고 라이드였다
그날 저녁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가족과 회의를 한 결과
동생들의 섬머스쿨 라이드 문제는 아빠가 해결 할 수 있다는 것
식당에서 제공하는 한시간의 쉬는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을 3시로 맞춰서 사용하고
동생들을 집에 데려다 주고 다시 일하러 식당으로 가면
딱 한시간이 맞는다는 계산 이었다
아빠가 물론 많이 힘들겠지만
힘든 것 보다 내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이
또 일을 해야 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뻐하시면서 당연히 그건 내가 하면 된다고 말씀 하셨다
하지만, Anyway 차 한대가 반드시 더 필요했다
사실 의사 집사님께서 우리 가족의 이런 상황을 모르실 리가 없다
내가 진료를 받던 도중 또다시 마비 증세가 오면서
( 이전 포스팅 참조 )
꽤 긴 시간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어떻게 이민을 왔는지 와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모든 상황을 알고는 계셨고
동생들의 섬머스쿨 학비 비용도 ( 섬머스쿨 학비가 꽤 비싸다 )
너무 비싸서 보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섬머스쿨은 아이들 꼭 보내야 한다면서 학비를 의사 집사님 가정에서 다 내주셨다
이것 만으로도 우린 너무 많이 받았고
너무 감사한 일이라 몸둘 바를 모르고 있는데
본인의 오피스에 내 일자리까지 추천해주시다니
어쨌든 그날 밤
당장 내일이 출근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다 ) 예배 드리고
모두가 그래도 어떻게 연구를 해보자고 하면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마침 아빠 엄마 모두 쉬는 날 이었다
( 두분다 일주일에 딱 하루 쉰다 )
때문에 아침에 나도 라이드를 갈 필요가 없어서
늦잠도 자면서 천천히 눈을 떴는데
핸드폰으로 문자가 3개 와있다는 알림이 보였다
미국에서 나에게 문자 보낼 사람이 없는데
하면서 잠도 깨지 않은 상태로 확인을 해보았다
의사 집사님께서 보낸 문자 2건과 사진 1장 이었다
첫번째 문자의 내용은
자기 병원의 간호사 한명이 지금 자기 차를 팔고 있다는 것
17만 마일정도 달렸으며 모델과 년식은 이러이러 하다는 것
가격은 이정도에 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
차 상태도 굉장히 좋다는 것
사진 한장의 내용은
그 차의 사진 이었고
두번째 문자의 내용은
우선 지금 내가 사줄테니까 나중에 갚으라는 것
잠결에 확인한 문자였는데
나도모르게 벌떡 일어나 엄마 아빠를 부르면서
거실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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