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이민 이야기/차

미국에서 새차사기 -1:차가 없는 자의 서러움

미국에서 자동차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가 없다 (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




물론 대도시와 같은 곳에서는 차 없이도


대중교통이 활성화 되어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생활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지 않다





잠깐 장을 보러 가는 것도


간단한 일을 처리하러 가는 것도


차가 없으면 나갈 수가 없으며


자동차는 곧 우리의 발과 같은 존재이다






이런 개념으로 볼 때


초기 이민자 혹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정착해가는 사람들에게


'라이드'라는 부분은 상당히 큰 문제가 되는데


차가 없는 경우 운전을 할 수 없는 경우


지인을 통해 또는 부탁을 해서 라이드를 받아 움직여야한다




버스 이용과 택시 이용은


왠만한 지역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


왜? 없으니까


( 버스같은경우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드물다 )








지금부터 미국에서의 자동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포스팅 할 텐데 이야기가 매우 길어질 것 같다


우리가족은 집문제, 차문제도 상당히 버라이어티하기 때문에


앞으로 포스팅할 내용들을 읽으시면서


믿을지 안믿을지는 여러분들의 자유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실만을 기록할것이다







앞서 올린 글들을 읽으셨다면 대충 우리 가정의 상황이 어떤지


얼마나 불쌍하고 돈이 없으며 힘들게 미국 이민 생활을 시작했는지


상상해주시길 바란다




그런 환경에서


입국 직후 2주정도가 지났을 때


전도사님에게 라이드를 받은 월마트에서 장을 본지도 꽤 지나갔고


집에 먹을 것들도 너무나 떨어지고 부족해서


반드시 먹을 것들을 사러 나가야만 하는 상황





6식구가 먹는 식비는 둘째치고


차가 없고 라이드가 없으니 원하는 때에 장을 보지 못한다는게


정말 큰 문제였다






결국 부모님은 큰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바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월마트 까지


걸어가보자고 마음을 먹은 것







다행이 인터넷 설치를 한 후라


구글 맵으로 지도 검색을 하고


몇 마일 정도가 나오는지


또 어느길로 가야 하는지를 알아본 후에


지도를 손으로 대충 그리고


( 부모님께서는 핸드폰 GPS사용에 미숙함 )


배낭에 물과 비상시에 대비한 물품들을 챙기고


운동화끈을 단단히 묶고


집을 나섰다





동생들이 어리고 모두 여자아이들이라는 점과


혹시 모르는 것 때문에 나는 집에 남기로 결정




아무튼 두분이서 출발하시고


3,4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돌아오셨다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여는 순간


부모님 두분의 몰골(?)과 표정을 찍어놨어야했는데






어마어마하게 고생한 것이 딱 봐도 보였다






가는 길은 차도밖에 없어서


차도 옆길로 걸어가시며


쌩쌩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위험했다는 점



또한, 어느정도 거리계산을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가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렸다는 점


( 한국에서 20분정도의 거리는 걸어다닌 것을 상상하며 출발하심 )



생각보다 도로상황과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았다는 점


( 쌀쌀한데다가 바람이 많이 불었음 )




또한 돌아오는 길에 장을 봐온 물건들 때문에


두배 세배로 힘들었다는 점


( 이 부분은 예상을 하고 준비를 하고갔음에도 불구하고 )





등등


최.악 두번다시는 못할 미친 짓 이라고 말씀하셨다






집에 살아돌아온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렇게 모든 바람과 먼지를 들이마시며


땀 범벅으로 겨울 코트를 입고 계신 부모님의 손과 가방에는


먹을 것들과 우유 등등 적지만 꼭 필요했던 것들이 들어있었다






그렇게 원래부터 자동차의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게된 계기가 되었고


그당시 우리 집 이사문제와 여러가지 적응하는 일들을 도와주시던


교회 집사님 ( 하우스에서 아파트로 이사가기 포스팅 참조 ) 이 한가지 제안을 하셧다






교회에 도네이션 ( 기부 ) 광고를 내보자는 것




사실 중고차라도 하나 사자고 맘먹는게


정상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우린 정말로 , 정말 거짓말 안하고


차살 돈은 커녕 음식과 물 살 돈도 아껴야하는 형편이었다





아무튼 그 집사님의 제안을 듣고


설마 어떤 사람이 아무리 오래된 차라도


자동차를 도네이션하겠습니까 라고 말을 했지만


작년에 한 가정이 아주 럭키하게


교회 광고를 통해서 자동차 도네이션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그 어느때보다 간절히 도네이션을 바라고


내심 기대도 하면서 광고 내는 것을


교회에 허락을 받았고 


( 이 부분도 그 집사님께서 꼭 좀 허락해달라고 장로님께 간청 하셨다 )




어떤 집이 왜 차가 필요한지는 생략


단순하게 '사용하지 않는 차량 도네이션 부탁드립니다' 라는 내용으로


그날 주일 교회에 광고가 한 줄 실렸다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몇 주가 지나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미국에 입국 이후 1달이 지났을 때


우리 집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 이 때 나는 식당 레스토랑에서 라이드를 받으면서 일을 시작한지 2주정도 되었다 )



이사를 가기 직전에


이름도 , 얼굴도 모르는 어떤 분이


우리 가정에게 차량을 도네이션 하겠다고 나타나셨다





차량은 2001년 현대 산타페


18만 마일이나 달린 오래된 자동차지만


우리 가정의 입장에선 기적과 같은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점


도네이션을 해주신다는 분은


얼굴도 이름도 밝히지 않으셨고


우리가 다니는 교회에 나오시는 분도 아니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