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다녀오기는
이번이 두번째 인 것 같다
저번 캐나다 나이아가라 여행 때
왕복 15시간정도의 거리 운전이
과연 얼마나 힘들까 걱정반 설렘 반이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 덕분인지
여러가지로 여행의 분위기가 좋았던 덕분인지
장거리 운전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아무 문제 없이 편안히 잘 다녀왔다
교체할 운전자도 없었고 그냥 혼자서 새벽에 출발해
1박2일 여행 후 밤 늦게 돌아오는 일정을
무리 없이 잘 소화했던 기억이 있다
직장이 운전과 관련된 직장인지라 매일 3시간씩은 꼭 운전을 하고
저번 캐나다 나이아가라 여행에서 별 무리 없었기 때문일까
이번 미주리주의 세인트 루이스 여행도 마찬가지로
큰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부모님의 가족중 한분이 거주하고 계시는지라 그 곳의 방문을 위해
여행의 느낌보단 오랜시간동안 보지 못한 가족들을 만나러가는 일정이었기에
이번 추수감사 (Thanks Giving) 연휴동안 방문을 계획하게 되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조금 특별하다
한국에서의 추석과 같은 전통적인 휴일의 느낌이랄까
미국 초기의 모습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는
말그대로 추수 감사 의미의 연휴
매달 11월 4번째주의 목요일을 전통적인 공휴일로 지정을 하고
그 다음날인 금요일은 회사나 기관별 재량에 맞게 연휴로 인정하는 곳도
그렇지 않는 곳도 있다
우리의 회사는 너무나 좋은 회사인지라
목,금 유급 휴가가 직원 모두에게 제공이 되고
그에 맞춰 우리 가족은 수요일 밤에 출발하게 되었다
작년 추수감사절은 미국 이민온지 얼마 되지 않고 첫 추수감사였던지라
애매하게 그냥저냥 넘어가버린 느낌이지만 이번 감사절에는
가족을 보기 위해 미국 중부까지 거의 미국 대륙의 3분의 1정도를 횡단해서
차를 타고 갈 계획을 세운 것
부모님의 걱정은 어디까지나 장거리 운전이었다
나는, 캐나다 경험이 한번 있어서 그런지 못갈만한 거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고
게다가 이번에는 아빠와 내가 교대로 운전 할 수 있으니 수월하게 다녀 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반면, 여러가지로 이런 초장거리 운전을 하는 것은 처음인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신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차는 소나타 하이브리드 세단 5인승이고
그 차안에는 왕복 30시간동안 나와 부모님, 그리고 6살 막내 동생까지
4명이서 함께 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짐과 여러가지 자리 공간등등을 생각하면
불편할수도 있을 듯 했다
게다가 막내가 어려서 동생의 생리현상이 상당히 걱정되기도 했다
캐나다 여행 때 느낀것이 하나 있다면
화장실은 무조건 갈 수 있을 때마다 가야한다는 것
그리고, 주유소가 원하는 타이밍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우리는 혹시 모를 비상상황을 대비해
막내동생을 위한 소변 통, 음식물 등등 여러가지 만반의 준비를 했고
수요일 밤 10시 46분 뉴저지에서 출발을 했다
첫 운전 주자는 당연히 내가 되었다
부모님은 밤일을 마치고 막 돌아온 상태이기 때문에 차에서 쉬어야만 했고
나는 5시정도에 퇴근을 한 후 집에서 쉬다가 이제 일어나서 운전대를 잡은 것
게다가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에서의 운전을 별로 하고싶어하지 않는 아빠였기에
내가 첫 주자를 맡았고
오전 6시경이 되어서 아빠와 교대를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캐나다여행할 때는
왕복 15시간동안 부담 없이 어려움 없이 운전을 했는데
이번에는 출발한지 4시간정도가 지나니까
너무너무 힘들었고 졸음이 쏟아졌다
이유인즉 간단했다
캐나다 여행 때는 7년만에 만난 친구가 옆에 있었고
가는길 오는길 서로 얘기하느라 정신 없었으며 참 재미가 있었다
반면, 이번 여행길에서는 출발하자마자
숙면을 취해야 했던 부모님과 막내 동생 때문에
차 안에서 음악도 들을 수 없었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또 밤운전인지라 완전히 어두운 상황속에서
고속도로에 차들은 하나도 없고 트럭들만 다니고 있는 상태에서
몇시간이고 운전을 하자니 힘들었던 것이다
역시 내가 조금 안일하게 생각하고 방심했나 싶었지만
어쨌든 미리 나는 쉬어둔 덕분에 오전 6시경까지 잘 운전을 마치고
아빠와 교대를 했다
대략 뉴저지에서 미주리 세인트 루이스까지
가는데만 15시간 정도가 잡히고, 거리는 1000마일 정도 (왕복 2천마일) 가 잡혔다
내가 운전하는 7시간동안 휴게소는 두번정도 들렸고
기름은 다 떨어지지 않았어도 채울 수 있을 때 미리미리 채우면서 이동했다
그리고 오전 6시 경 아빠와 교대를 한후 나는 뒷자석에서 잠이 들었고
네비를 잘 못보는 아빠는 엄마와 함께 팀이 되어서
엄마가 조수석에서 네비를 봐주고 아빠가 운전을 하는 식으로
열심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가는길은 정말 광야와 같았다
특히, 내가 밤운전하는동안은 너무 심심하고
차들도 하나도 없고 그래서
단속하는 경찰차라도 좀 보였으면 좋곘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절대 원하지 않지만) 잠잠했다
길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으며
그냥 차 타고 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웃기는 것은 고속화도로를 타고 나서는
도로 제한속도가 70마일정도였는데
나는 9마일 이상은 과속하지 않는 습관이 있고
아직까지는 80마일 이상 밟아본적은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79마일정도의 속도로 3시간 4시간 달리다보니
도로에 경찰은 커녕 차들도 하나도 없다고 느껴지니
좀 더 속력을 내도 될 것 같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90마일을 밟고 있었다
살면서 처음 이렇게 밟아봤는데
어느정도 고속인지 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정말 몇시간동안 단 한대도 만날 수 없었다
그저 트럭들만
산길을 그렇게 높은 속도로 밟고 밟고 밟아서
트럭들을 추월하고 또 추월하고 또 추월하고
터널을 지나고 굽이 돌고 돌아 어쨌든
다행이도 감사하게도 안전하게 아빠와 교대를 했고
아빠는 오전 6시경부터 오전 10시경까지 운전을 하다
내가 일어나서 다시 교대해드렸다
아무래도 연세가 많으신지라 젊은 내가 컨디션이 회복되면
바로바로 운전대를 잡아주는게 좋을 것 같았고
역시 아빠도 나와 교대할때 즈음 많이 힘들어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고 미주리 주에 들어오면서
다시 네비를 잘 봐야하기 때문에
네비를 보기 힘들어하는 부모닙 보다는 내가 혼자 보면서
찾아가는게 속 편하기도 했고
재밌는 사실은, 아빠는 평소에도 고속으로 잘 밟는 다는 것
핸들을 잡은 아빠는 고속도로에 타자마자
80 - 90을 밟기 시작했고
나는 오~ 하면서 동시에 잠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15시간이 걸릴 거리를
13시간 8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모네 가족들이 우리 부모님께 장거리 운전 만만하게 보지 말고
거의 하루정도 걸린다 생각하고 오라면서 굉장히 겁(?)을 많이 주었는데
이모네가 예상한 시간보다 반나절이나 빨리 도착한 우리 가족을 보고
진짜 아얘 쉬지 않고 온거냐고 혀를 내두르며 놀라던 모습이 생각난다
아무래도 장거리 운전의 경우 교대해서 운전할 수 있는 운전자들이 있다 해도
휴게소같은 곳에서 차를 세워 잠깐정도 아얘 눈을 붙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그럴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해서 쉼 없이 달려온 것
장거리 운전의 경우, 차의 상태도 잘 고려를 해야한다
우리는 새차를 산지 1년정도가 딱 되었을 때라 차 걱정은 별로 없었고
베터리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였지만 도착할 때 보니
차량에 큰 무리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항상 계기판과 여러가지 차량 상태를 주의하며 달려갔는데
기름만 그 때 그 때 넣어가며 아무 문제 없이 잘 도착했다
이모네 가족은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이 온다하여 모든 스케쥴과 모든 식사 메뉴들을 준비해놓았는데
우리가 반나절이나 빨리 오면서
점심을 먼저 함께 먹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우리 부모님과 나는 정말 극구 괜찮다 하며 사양했지만
집에 남아있던 카레를 다 긁어주시며 챙겨주시기에
어쨌든 맛있게 먹고 이모네 집에서 오후에 낮잠을 청했다
이래저래 차에서 숙면을 취한다 하더라도
자세가 불편하기 때문에 몸이 뻐근하고 피곤한건 모두가 마찬가지였고
나와 아빠는 도착한 날 오후에 저녁먹기 전까지는 푹 잠을 잘 자고 쉬었다
이제 그 다음 일정부터는
화려하고 볼거리가 있는 여행은 아니지만
말그대로 가족과 함께 한다는 의미가 있었던
미주리 세인트 루이스의 볼거리등과 내용들을
포스팅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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